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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5

검정고무신이 유명메이커신발보다 낫다? "나 이거 신고 외출할래요" 재일교포 시누이가 재래시장에 가서 검정고무신을 사왔습니다. 그리곤 점잖은 자리에 이 신발을 신고 가겠다고 나섰습니다. 격식 좀 따지시는 어머님 "여긴 그렇게 안신는다" 하십니다. 강압적으로는 아니지만 신지말라는 뜻입니다. 몇차례 더 이런 저런 이유로 만류했지만 굽히지 않았습니다. 난감한 표정의 어머님도 "하긴 자기가 좋다는데 어떡하냐" 체념하신듯 말씀하셨죠. 시누이는 크록스라는 메이커의 신발을 애용하는데 신발을 볼때마다 검정고무신이 생각났다고 합니다. 보기에도 비슷하게 생겼죠? 한국에 오면 꼭 사겠다 생각했었답니다. 사오자마자 시누이는 좋아서 깡총깡총 뛰기라도 할 기세였습니다. 저렴한 가격까지 크게 만족스러워하며 한국 고무신을 예찬합니다. 시누이가 한국을 떠난 40-50년 전.. 2011. 9. 17.
어릴적 추억을 떠오르게하는 고염나무 탱자나무 얼마전 보리밥을 먹으러 배나무집에 갔다가 발견하곤 반가워서 몇컷 찍어왔습니다. 고염나무 탱자나무가 뭐 그리 사진찍을 일이냐며 핀잔을 주는 분도 계셨지만 이거 요즘은 쉽게 볼수 있지가 않더라구요. 언뜻보기에 감처럼 보이지만 감의 미니어쳐격인 고염입니다. 어른 엄지만한 크기의 고염이 나무에 다닥다닥... 맛도 비슷합니다. 가을에 이걸 잘 따서 단지에 넣었다가 한겨울에 꺼내먹으면 그맛 기가 막힙니다. 실제 그런것이 있다면 둘이 먹다가 셋이 죽어도 모를(?) 그 유명한 맛중에 하나로 꼽고 싶습니다. 아마도 군것질 거리도 없던 시절에 자라서 그럴거예요. 그래도 저 살짝얼었다 녹은 고염을 생각하면 지금도 입에서 침이 고입니다. 보기드문 탱자 울타리 입니다. 물에잠긴(전 대청호수몰민입니다) 초등학교 울타리가 탱자나무.. 2009. 10. 1.
수상뮤지컬 갑천을 볼까 대전역 0시축제에 갈까 아파트 창가로 매미소리가 요란합니다. 덥다고 아우성치는것처럼 느껴지네요. 한여름 대전은 축제의 계절입니다. 특별히 축제를 챙겨서 보고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번 축제는 이런저런 이유로 천착을 하고 있습니다. 계속 소개해 드리는 수상뮤지컬 갑천은 특이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진심으로 응원하는 중입니다.. 온갖 잡상인과 특색없는 공연이기 일쑤인 많은 다른 축제에 비하면 갑천문화제로 열리는 수상뮤지컬 갑천은 매우 이색적인 이벤트임에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이런 문화축제하나 제대로 키웠으면 좋겠단 바람은 그래서이구요.. 아 진짜 잘됐음 좋겠습니다. 대전역 0시축제는 추억을 자극하는 행사입니다. 지금은 빼앗긴(주차장으로..택시 승강장으로) 광장... 대학다니던 80년대 대전역광장은 서울광장처럼 소통의 공간이었.. 2009. 8. 15.
7살 그 여자애는 왜 울보였을까? 내리 딸만 낳던 한 여자가 있었습니다. 네번째도 출산을 하고 보니 딸... 산후조리는 커녕 밭으로 내 몰렸습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일만하다 시름시름 앓게된 그 여자 아들도 못낳는 주제에 병까지 났으니 집안 말아먹겠다고 시어머니는 불쌍한 그 여자를 쫒아냈습니다. 7살 철없는 큰 딸은 그 내막을 알리 없습니다. 엄마가 할머니에게 왜 늘 혼나는지도 잘 모릅니다. 그런 엄마가 어느날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엄마를 볼 수가 없습니다. 태어난지 얼마되지 않는 동생은 매일 웁니다. 조그만 등에 업고 동생을 달래거나 미음이나 카스테라를 물에 섞어 먹입니다. 동생이 울때마다 울고 싶었지만 울지못합니다. 동생이 점점 커서 7살 아이에겐 부담이 될 즈음 거짓말처럼 엄마가 다시 왔습니다. 친정에서 병.. 2009. 8.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