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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은 얼마만에 상할까?

by 대청호블루스 2009. 2. 10.

올해 89세의 어머님은 음식을 버리실 줄을 모릅니다. 누가봐도 상해서 먹을수 없는 지경이 아니라면 음식을 버리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십니다. 고난의 세월을 살아오신 시대적 경험때문이시기도 할테고 워낙 절약이 몸에 밴분이라 그럴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늘 머리로는 이해하려고도 하고, 또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지만 어느 순간 보면 그것이 속상하고 짜증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어머님을 제외한 다른 식구들은 오래된 음식을 먹지 않는 습관이 있으니 버리지도 못하고 눈치만 봐야하는 제게 남은 음식은 늘 뜨거운 감자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주전부리를 좋아하는 식구들때문에 빵이나 꼬치나 치킨이나 이런 음식들을 사올 때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빵은 이상하게도 제때 다 못먹게 되는데 한번 밀리기 시작한 빵은 한주일 이상 냉장고(냉장실)에 있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한번도 상하지 않는 빵이 어느날 생각해보니 좀 이상했습니다.

'이거 빵 혹시 상하지 않는거 아냐?'

그래서 무모한 도전을 한번 해보았습니다. 식빵 살일이 생긴김에 두개 회사의 빵을 놓고 곰팡이 실험을 해보기로 한거지요.

1월 26일 식빵구입 


P사의 유통기한이 27일까지인 식빵


T사의 유통기한이 27일까지인 식빵

실험 조건 : 지퍼백에 식빵 반쪽씩을 넣고 지퍼백을 반쯤만 닫았습니다. 그리고 상온에 두기로 했습니다. 식빵을 둔 방의 온도는 대략 20도 안팎의 서늘하지도 덥지도 않은 곳입니다.


유통기한 1일경과 (1월 28일) : 특이사항 없음.

유통기한 2일경과 (1월 29일) : 특이사항 없음.

유통기한 3일경과 (1월 30일) : 특이사항 없음.

유통기한 4일경과 (1월 31일) : 특이사항 없음.

유통기한 5일경과 (2월 1일) : T사의 제품에서 곰팡이 발견


빵이 상하는 것이 이렇게 반가울수가요. P사의 제품 한구석으로 푸르스름한 것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유통기한 6일경과 (2월 2일)

T사의 제품도 미세하게 곰팡이가 피기 시작

유통기한 7일경과 (2월 3일)


두제품 모두 확연하게 곰팡이 확인 가능.

시각적인것 뿐아니라 후각적인 판단도 덧붙여야 하지만 이부분은 생략했습니다. 후각에 대한 어머님과의 의견차이를 좁히기 어려운부분도 있고 시각이야 증명이 가능하지만 후각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곰팡이가 피기까지 5-6일이 걸렸지만 곰팡이가 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정말 상하지 않았다면 빵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고정관념이 됐을테니까요. 음식 어느것 하나 마음놓고 믿을수없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네요.

어디까지나 상온에서의 실험 결과입니다.  냉장보관이나 냉동실 보관은 상황이 다르겠지요. 그래도 어머님께 보여드리고 일주일이나 지난 음식은 먹으면 안되겠다고 말씀드려볼 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