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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블로거 모과향기는 왜 부드러워졌을까

by 대청호블루스 2011. 9. 7.


지난 2일 저녁 대전시청에서 열린 따블뉴스 블로거 특강의 두번째 연사는 김성희(필명 모과향기 http://blog.daum.net/moga2641)님이었습니다.

관련글 보기

충청투데이 기사 : http://www.c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1218
모과님의 강의 후기 http://blog.daum.net/moga2641
덜뜨기님의 강의 후기 http://pinetree73.tistory.com/376
톨님의 후기 : http://tolslife.tistory.com/2690219


모과님을 잘 알 수 있는 인터뷰 : http://www.c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97058


55세에 호기심으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고 2008년 대전으로 이사와 따블뉴스와 만나면서 블로거로서 날개를 펴게 됐다는 분이지요. 컴맹 할머니도 열심히 정성 들여 글을 쓰니 파워블로거가 되더랍니다.

블로그로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받았는데 가장 큰 상은 지난해 다음블로거대상에서 받은 시사부문 우수상입니다. 9명의 후보중 한명으로 선정됐는데요. 이 중 기자가 5명이었답니다.


취재 활동과 타이핑에 많은 시간 할애

하루 15시간 블로그를 하는 대신 살림은 엉망이고 건강이 나빠셨다고 하는데요. 상상하기도 어려운 블로깅 시간속에는 취재 활동과 타이핑, 진지한 글읽기와 댓글달기가 들어 있습니다.

취재를 하기전 취재대상에 대해 찾을 수 있는 자료는 모두 조사한 후 취재하고 부족한 것은 전화나 이메일로 보충 취재를 합니다. 글 발행전 당사자에게 보내 오류가 없는지 검수요청도 한답니다. (명백한 오류는 고치지만 더 좋게 써달라는 요구는 거절한다네요^^) 이렇게 하다보면 며칠은 기본이고 20일이 걸린 글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모과님이 아주 다른 모습을 보인 적이 있습니다. 지난 3월말 대전시장 간담회때였는데 사전 준비가 전혀안된 질문을 하는 거예요. 의아해서 간담회후 물으니 바로 전날 시숙부님 장례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그 글이 부실했을까요? 아니었답니다.

상중이라 사전조사를 못했던 모과님은 간담회가 끝나고 자료조사를 합니다. 뉴스검색은 물론 저서도 읽고 부족한건 시 공보실에 이메일 추가 취재를 한 후에 글을 완성하니 사전조사를 못한 일이 만회되는거죠.


소신과 다를 때는 아닌건 아니라고 외쳐 

모과님은 까칠하다는 소리를 듣는 분입니다. 원칙을 벗어난 일이나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꼭 짚고 나가는 성격이라고 할까요?

한번은 블로거 모임중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모임을 주최한 친구가 식당을 섭외해 코스요리를 먹었답니다. 한 시간이 넘도록 얘기도 없이 사진 찍고 공짜밥을 먹는 것이 불편했던 거지요. 사진도 안찍고 밥만 드셨는데 그 음식은 집에서 먹는 라면만도 못했다고 하더군요. 이후에도 비슷한 벙개가 몇차례 더 계속되자 모임에서도 탈퇴하고 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포스팅으로 올리기도 합니다.

모과님은 단호하게 10000원씩만 내도 식사하며 블로그에 대해 공부도 하고 소식도 나눌 수 있을텐데 왜 기분 지랄같게 밥 얻어먹느라 사진이나 찍고 시간 허비하느냐고 직설적으로 얘기하는 분입니다.

댓글도 예외는 아닙니다. 견해 표명을 넘어 아닌건 아니라고 장문의 글도 마다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정성들여 계속 정독하다보면 그 사람에 대해서 알게되고 솔직하게 말하면 이해할거라고 생각했답니다. 그 사람을 잘 이해하니 유용한 팁을 알려주기도 하고 개인의 재능을 발견하고 응원해 그 사람을 발전시키는 글도 많이 남깁니다. 물론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충고의 글을 남기게 되는거죠.

그러나 좋은 댓글이 아니면 거의 다 오해를 하게되나 봅니다. 해당 블로거는 물론 그 블로거의 친구들이 견제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비밀글로 보기 싫으면 댓글 남기지말고 그냥 계시라는 걱정어린(?) 충고를 남겨주는 친구들도 있다고 하네요. 그래도 소신껏 할말은 하는 모과님이었죠.




충청도 사람이 다 되었기 때문 아닐까?

그러던 모과님이 요즘은 부드러워지기로 작정을 하신것 같습니다. 마음에 안들거나 논란이 될 댓글은 피한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할땐 블로그를 하면서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는 법을 배우게 된 결과라고 합니다. 누구하고는 오해를 풀었고 서먹한 누구하고는 잘 이야기 해보겠단 말씀을 하시는걸 들으면서 속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건 블로그의 영향만은 아니다. 충청도 기질이 모과님께도 스며드는 거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충청도에 살면서 점점 '그러려니…' 하게된 건 아닐까하는 생각 말이죠.

서울에서 30년을 살고 부산에서 27년을 살다 대전으로 오게 됐다는 모과님. 실제 강연에서도 대전은 조용하고 시비붙고 싸움하는 사람도 없다면서 '그러려니' 하는게 충청도의 지혜라고 느낀다고도 했습니다.

늘 대전이 충청도가 좋다고 말씀하시는 모과님. 불과 3년만에 충청도 사람이 다 된 건 아닐까요?  

지나친 논쟁도 안되겠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론 조금.. 아주 조금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과님까지 '좋은게 좋은겨'하면 누가 할말을 하나 하고요. 가끔은 나쁜 생각을 할때도 있고 본의 아니게 길을 잃을 때도 있잖아요. 그때 정신차리라고 소리 좀 쳐 주셔야 하는데 말이지요.

유흥준 전 문화재청장은 '아니다'라는 직설화법을 쓰지않는 충청도 기질을 설명하는 글에서 '글씨유' 하면 부정의 의미이고 더 큰 부정은 '냅둬유' 완벽한 부정은 '절단나는겨'라고 썼더군요.(문화유산답사기 6) 

대전선 사투리가 이 정도까진 아니지만 충청도 사람이라고 마냥 '좋은게 좋은것'만은 아닌것도 기억해주세요. 혹시 맘에 안드는 일이 있으면 그땐 '절단나는겨'하고 외쳐주시길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