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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_is....

멀쩡한 세탁기가 고장나길 바라는 사연

by 대청호블루스 2011. 7. 14.



오늘도 하늘에 구멍이 뚫린듯 퍼붓고 있네요. 올 장마는 연일 계속 비가 내리고 중간에 잠시 해가 나와도 습도는 그대로... 도대체 얼마나 더 내려야 멎을까요. 징글 징글.

장마가 계속되면 여러가지 불편하지만 그중에서도 으뜸이 빨래죠. 계속되는 비와 높은 습도때문에 말리는것이 쉽지않고 말려도 눅눅한데... 
설상가상! 장마철엔 빨래감이 더 많이 나오잖아요. 옷은 물론이고 우리 집만해도 4인가족인데 수건만 하루 8장. 강력탈수하고 선풍기 돌려가며 말리는데 수건은 잘 안말라요. 이럴땐 건조세탁기가 절실해지죠. 

건조세탁기 짝사랑은 좀 오래됐는데요. 5-6년전부터 사용하던 세탁기가 고장나면 건조세탁기 사리라 마음먹고 있었죠.

3년전쯤 사용하던 세탁기가 고장나기 직전이라 어떤제품을 살지 즐거운 고민을 했었는데.. ㅠㅠ 커다란 복병을 만났죠. 연로하신 어머님과 합가를 하면서 어머님이 쓰시던 세탁기를 계속 사용하게 되었던 거예요. 어머님건 산지 4년쯤 된 세탁기이니 버리긴 아깝긴했죠. 인정해요. 

그래도 이렇게 눅눅한게 계속될땐 다시 간절함이 도지죠 ^^ 앞으로도 5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을것 같은 세탁기가 미워요. 고장나길 바라게 되네요. 발로차거나 터프하게 다루진 않지만 속마음은 그렇게 하고 싶을뿐이죠. ㅎㅎ



사실 욱하고 지를까 고민할때면 가는 곳이 있어요. 빨래방이란곳인데요. 여기가서 눅눅해진 제 마음을 임시방편으로 말리죠. 

집에서 세탁기로 탈수까지 한 세탁물을 가지고 가서 건조기에 돌립니다. 수건이나 이불시트 같은 것들을 최고 온도로 세팅하고 건조시키면 열로 소독이 되는 듯한 개운함이랄까요? 햇볕에 말렸을때의 그 느낌은 아니지만 눅눅함은 뽀송뽀송하게 날려버리는듯 해요.

어제도 빗속을 뚫고 다녀왔습니다. 오가는 동안 귀차니즘을 억누르며 생각했죠. 

'빨리 세탁기가 고장났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