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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_is....

▶◀노무현님은 갔습니다

by 대청호블루스 2009. 5. 23.


2007년 행복도시 기공식에서 학생들에게 무궁화 화분을 나눠주던 노무현전대통령 내외 모습.

가슴이  비통한 오늘을 목놓아 웁니다.

그 어떤 말로 이 상황을 정의할수 있을까요? 
그 어떤 노래로 이 비통함을 대신할수 있을까요?

그 분의 삶이 보여준 용기, 좌절, 고난
함께 웃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분노하고 싶었지만 구경만 했습니다. 따뜻한 손한번 못 내밀었던 마음이 빚이 됩니다. 지켜주지 못한 우리, 내 책임이 너무 무겁습니다. 이런 후회조차 너무 늦은것이 회한이 됩니다.

비보를 접하고 뉴스를 올리고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한용운 님의 님의 침묵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였읍니다"

그 분께 바칩니다.
대전으로 오시면 드릴 꽃한송이도 준비 해야겠습니다.

님의 침묵

님은 갔습니다.
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읍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읍니다

황금의 꽃 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 갔읍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을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거름 쳐서 살아졌읍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읍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때에 미리 떠날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박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 없는 눈물의 원천으로 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배기에 들어 부었읍니다

우리는 만날때에 떠날것을 염려하는 것과같이
떠날때 다시 만날것을 믿읍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였읍니다

제곡조에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한용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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