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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_is....

비엔나소시지가 껍데기를 벗은 이유

by 대청호블루스 2009. 2. 27.

퇴근하자마자 딸의 호들갑스런 이야기를 듣고  참 많이 웃었습니다. 그 얘길 하려고 합니다.

손녀딸이 할머니에게 냉장고에 있던 비엔나소시지를 구워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 손녀딸 톡터지는 맛에 비엔나소시지를 구워먹거나 끓는 물에 데쳐먹는걸 무지 좋아합니다.

해본적이 없으신지 하실줄 모른다던 할머니. 그래도 손녀딸을 위해 구운 비엔나 소시지를 내놓으셨다고 합니다. 

 "껍질 벗기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하시면서. 


아뿔사! 색깔도 그렇고 울퉁불퉁한게 이상한 모습이 된 소시지를 보고 실망한 손녀 딸.  이건 껍질 벗기는게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할머니는 계속 납득을 못하시더랍니다.

겉이 찔겨서 껍질을 까야 한다구요. 손녀 딸이 잘못 알고 있는거라고... 아마도 햄을 생각하신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 나이드신 분이라 비엔나소시지를 드셔보시지 않았을 수도 있을테구요. 연로하신 어머님 저 껍질을 벗기느라 힘드셨겠죠?

어쨋거나 껍질이 벗겨진채 울퉁불퉁 변한 비엔나 소시지를 먹으며 톡터지는 맛을 즐기려던 손녀딸은 급 좌절하고 말았다네요.


89살의 시어머님과 늦둥이 막내 아들 내외 그리고 그 아들의 외동딸, 이렇게 3대가 동거를 시작한지 10개월이 되었습니다. 서로 맞춰가는 과정이 여전히 진행중이라 때론 어렵기도 하고 짜증날때도 있지만 즐겁고 든든한 일이 더 많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서적으로 많이 풍부해진 느낌이 듭니다. 좌충우돌 적응해가는 과정을 가끔씩 적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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