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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년향토서점 대훈문고 부도소식에 찔리는 이유

by 대청호블루스 2009. 10. 3.



대훈문고가 부도났다고 합니다. 52년 역사를 가진 향토서점인 대훈서적은 대전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봤을 곳입니다. 한강이남에서 가장 크다는 시청점은 물론 갤러리아 타임월드점 등 모두 책을 파는 서점이기 이전에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고 신간서적 하나 빼들고 아무데나 앉아서 책 한권 읽을수 있는 편안한 서가 같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때론 실험적인 연극공연같은 문화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대훈도 이익을 통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하나의 사기업이란걸 깜빡했습니다. 그저 동구밖의 커다란 느티나무처럼 아낌없이 주는 그런 곳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거지요.

대훈의 부도로 우리는 훌륭한 놀이터이자 문화공간 하나를 잃었습니다. 그 원인이 얼마전 타계하신 김주팔 대표이후의 자금 압박때문인지 아주 조심스럽게 나오는 내부적인 문제 때문인지는 더 두고봐야 알것 같습니다.

분명한것 하나는 외부적인 요인또한 만만치는 않았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좋은 서점들이 제대로 운영하고 커나갈수 없는 현재의 유통구조, 소비행태의 중심에 제가 서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일찌감치부터 정보화에 관심을 가졌던 저로서는 인터넷 서점에서의 도서구입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알라딘, 예스24, 인터파크, 교보인터넷 등등 일년에 구입하게 되는 책의 90% 이상을 온라인으로 구매했으니까요. 할인도 받고 포인트도 쌓이고 배달까지 해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였습니다. 심한 경우는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른후 구매는 인터넷으로 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싸고 편리한 이면에 얻을 수 있었던 서점의 문화적 정서적 가치는 당장 돈으로 환산할수 없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과연 저의 소비행태는 똑똑했던 것인가 반성하게 되네요. 

부도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회복가능한 방법은 없는지 아직 잘 모릅니다. 그러나 잘 정리하고 대훈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재기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