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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ing

한 시민단체 간부의 기막힌 한시유머

by 대청호블루스 2009. 2. 13.

한 시민단체의 회보를 받았다. 만든이의 성의따위 한껏 무시하고 슬슬 넘기다 정신이 확들게 하는 글을 만났다. 한시의 형식을 빌어 정곡을 찔러 풍자해내는 힘이 예삿글이 아니다. 마치 대학시절 대자보를 보는 듯한 느낌. 한자실력이 B급인 내겐 좀 생경한 언어들을 이렇게 조합해내다니... 장황한 글보다 이 짧은 40자의 한자에 담긴 시대상황이 반짝인다.

'아무개의 [B급 논평]'이라는 연재제목과 '이 논평은 이 단체의 공식논평과 전혀 상관없는 개그 코너'라는 설명도 달았다. 그러니 여러분도 오해없으시길~

원문을 올려보면 이렇다. 없는 한자가 있어 그림으로 첨부한다.

始發 開石器(시발 개석기)
명박사마께서 이땅에 군림하사 그 시바스러움이 온 나라에 진동하니 불현듯 시심이 발동해 한 수 적어본다

시발 개석기 존나 명박이
(석기 시대인것처럼 옷벗고 사는 운명이 기구하구나)
견찰 할타라 떡찰 개지랄
(개가 침 흘리고 비벼대며 사람을 해치니 개탄스럽도다)
한날 당십새 조중 동개색
(열씩 무리지어 사납게 몰려드니 초상나고 병드는구나)
용산 피눈물 억장 탄핵분
(살찢기는 긴 탄식속에서도 떨쳐 일어날 힘을 모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