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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경남지사가 '촌놈'소리를 들은 사연

by 대청호블루스 2010. 11. 10.

지난 주말 경남팸투어에 다녀왔습니다.

경남도청이 주최하고 경남도민일보와 100인닷컴이 주관한 행사였는데요 20명의 블로거들이 참여했고 1박2일 동안 경남테크노파크에서 운영하는 지능형 홈센터와 농촌형체험마을인 감미로운 마을, 그리고 세계적인 생태보고(寶庫)인 우포늪과 주남저수지를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천천히 걷는 걸 좋아하는 제겐 매우 빡센 일정이었습니다. 사실 일정 중에 우포늪과 주남저수지가 있다는 소리를 듣는 순간 귀가 번쩍 뜨이는 느낌이었거든요. 멋진 자연 속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느리게 걷는 즐거움.. 저절로 미소가 그려지는 일이잖아요.

그러나 팸투어의 특성상 여유를 즐기긴 어려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1박 2일 동안 공식일정만 4개. 그중 1개는 체험행사였고 또 도지사 간담회도 따로 있었으니까요. 일정 하나하나, 한 사람 한 사람 블로거들과의 만남이 즐겁고 유익하면서도 시간에 쫓기는 기분 또한 팸투어 기간 내내 뇌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제가 이렇게 투덜거리고는 있지만 이번 행사의 일정은 다른 많은 팸투어에 비하면 적은 것이라고 합니다.

사설이 너무 길었네요. 많은 일정 중에 기억나는 몇 가지를 포스팅 하려고 합니다. 제 이야기는 감미로운 마을에서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경남 창원 대산면에 있는 감미로운 마을(홈페이지)은 명품단감을 재배해 '좋은 예감'이라는 상표로 출하하고 단감을 이용한 가공상품을 만들기도 하는 유명한 녹색농촌체험마을이었습니다. 최근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 아태 총회 때에도 외국인들이 이곳에서 체험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도착하자마자 본 풍경도 외국인들이 감을 포장하고 있는 모습이었는데요 이들은 한국의 유기농 농장을 체험하기 위해 숙식을 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창국 감미로운 마을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여기서 유기농으로 생산되는 감은 7년 전부터 서울 현대백화점에만 납품하는 데 맛이 있어 고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맛있는 감을 생산하려면 품종, 토양, 온도의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고 하는데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수확이 많이 줄었답니다. 무엇보다 감은 수확하는 5일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영하 2도에서 3시간이 지나면 감나무가 어느데 그러면 감나무 잎이 마르면서 과일의 수분까지 빨아먹어 맛이 떨어집니다. 그러니 맛있는 감이야말로 하늘까지 도와줘야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감 농장에 왔으니 감 따는 체험부터 해야겠지요? 강창국 대표의 시범은 이랬습니다.

꼭지를 깔끔하게.

앞부분도 처리

바구니에 살짝 놓는다

1) 주홍색으로 잘 익은 감을 골라 꼭지 부분을 잘라 감을 따게 됩니다. 이때 꼭지 부분이 다른 감을 찔러 상처를 낼 수 있으므로 바싹 매끈하게 잘 처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2) 마찬가지로 앞부분 가운데도 가시처럼 조그맣게 튀어나와있는것이 있는데 이것이 다른 감에 상처를 주지 않게 손끝으로 따내라고 합니다.

3) 마지막까지 바구니에 넣을 때도 조심스럽게 바닥에 닿을 때까지 조심스럽게 내려놓아야 한다고 합니다.

설명을 듣고 감을 따려는 순간 김두관 지사가 나타났습니다. 몇몇 사람이 인사를 하는 사이 김두관 지사는 감 따는 도구를 받아들고 순식간에 감을 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강창국대표에게 열심히 설명을 들었지만 김두관 지사는 그런 절차는 생략이더군요. 이전에 많이 따본 경험을 반영하듯 아주 능숙하게~ 척척 하시더군요. 이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블로거들이 모여들었고 촬영원칙(?)을 지키지 않은 김두관 지사 때문에 작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거 천천히 좀 따시면 안되겠습니까?" 급기야는 이런 항의까지 받아야 했지요. 너무나 능숙해서 사진 찍을 시간을 주시지 않은 겁니다.

블로거들의 성화에 포즈를 취해주긴 했지만 역시 처음 아무 거리낌 없이 감을 딸 때보다는 조금 부자연스런 느낌이지요?

이후 강창국 대표, 보림재를 운영하는 블로거 정운현 선생님 등 몇몇 분들의 질의응답으로 감나무 종류나 농법 등 농사와 관련된 얘기가 계속되자 김두관 지사가 화두를 끌고 나갔습니다. 이를 신기하게 여긴 한 블로거가 잘 아신다고 하자 또 다른 블로거가 말했습니다.

"아이 뭐 촌놈이니까"
그러자 김두관 지사도 유쾌하게 '촌놈'임을 인정하시더군요.

자리를 옮겨 마련된 블로거 간담회에서도 '촌놈' 기질은 계속됐습니다.


'문성근의 백만 민란'에 대한 생각과 야권이 하나의 정당이 만들면 무소속을 벗어날 용의가 있는 질문에는 예단을 할 수 없어 확답할 수 없지만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거침없이 답변하시더군요. 대권 출마에 관한 질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못박습니다. 약속지키는 도지사. 경남도민은 행복하겠단 생각이 듭니다.

4대강의 반대이유에 대해서도 "한마디로 옳지 않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단언하시더군요. 우선은 4대강을 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었다는 점, 후손들에게 빌려 쓸 자연을 잘 보존할 의무가 있다는 점, 예비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문화재 조사 등을 거쳐 적절한 추진이 되어야 한다는 점, 많은 국가자원 예산을 미래 지향적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흐름에 맞지 않다는 점도 꼽았습니다.

계속되는 질문에 진지하면서도 우직하게 답변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블로거들의 촬영과 글을 통해 100% 있는 그대로 기록된다는 것을 모를 리도 없고…. 이쯤되면 정치적인 계산도 해가면서 가끔 민감한 문제에 대해선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게 교묘(?)한 답변도 해야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더군요. 뚝심처럼 여겨지기도 했고 소박하고 털털하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면서 상대에게 진정성을 공감하게 하는, 그러나 때론 너무 솔직하게 드러내서 손해를 보기도 하는 진짜'촌놈' 모습이었습니다. 

농사일을 너무나 익숙하게 잘하고 잘 알아 '촌놈'소리 듣던 김두관 지사, 여러 가지 어려운 정치적 난관에 부딪혀있는 도정 또한 '촌놈'처럼 우직하게 가치를 지켜나가며 돌파할 것 같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이폰4 촬영및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