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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영의 KAIST 면접'을 다시 보다

by 대청호블루스 2008. 11. 18.


'서인영의 카이스트' 엠넷홈페이지 캡쳐


KAIST의 올해 선발시험에서는 면접으로 29%의 학생이 당락이 바뀌었다고 한다. 최종 면접 대상자 1503명 가운데 435명이 내신성적 등 서류성적에서 자신보다 점수가 높은 학생을 제쳤다니 면접이 당락을 갈랐다는 말은 꽤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다 보니 학부모들의 항의도 이만저만이 아니란다.'따 놓은 당상'이라 안심하고 있었을 과학고의 상위권학생들의 탈락에 기준이 뭐냐, 심사위원 몇명이 어떻게 객관화시켜 평가할 수가 있느냐... 심사위원들보다 더 논리적인 항의도 있단다.

이런 입시제도가 도입된 데는 서남표총장이 취임하면서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숨은 인재 발굴 프로젝트'의 일환에서 시작된다. 아~ 서총장은 '러프 다이아몬드(Rough Diamond·다이아몬드 원석)'라는 표현을 썼다.  인성과 리더십, 창의력을 두루 갖춘 글로벌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선발 제도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었고 이를 혁신적으로 실천중인 셈이다.

그나저나 도대체 면접을 어떻게 하길래?

요즘 대학별 면접이 어떤지에 대한 충분한 예비지식은 없다. 단지 극명하게 대조됐던 서인영의 면접을 다시 보면서 이런 차이가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걸 생각했다는 점을 우선 밝혀둔다. 이 프로가 KAIST의 후원으로 지극히 KAIST 우호적인 입장에서 제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수도 없다. 아무튼...
 
서인영은 어린나이에 데뷔해 대학 문턱도 밟지못한것이 한이 되었단다. 한국최고의 댄싱퀸, 섹시 아이콘이지만 여기에 지적인 이미지를 더하고 싶었다는 서인영의 대학생활 프로젝트. 지적인 이미지를 한층 업하겠다는 의욕에 충만했던 서인영. 세 번의 면접을 통해 심한 스트레스 받고 좌절도 하고 울기도 한다. 그 면접과정은 이랬다.

출처 : 서인영의 카이스트 화면 캡쳐


제일 먼저 면접을 본 학교는 순천향대 의과대학.

명문대에 가고 싶었던(생활을 체험하고 싶었던) 서인영이 문을 두드린곳이 하필 의과대학이라니. 아니나 다를까
서인영을 면접하신 근엄한 학장님.. 질문 및 대화의 요지는 대략 이렇다.

면접관 "순천향이 무슨뜻이냐"
서인영 "미처 알아보지 못하고..."
면접관 "(의대공부를 시작하면)세시간이상 잘수 없고 하루종일 2-3년정도 졸업해도 계속, 시험수시로 보고 시험칠때마다 양이 엄청나고(앞에 수북히 족히 10권쯤은 돼보이는 책을 바라보며)... 앞으로 해야될 양이 어느정도인지 아시죠? 각오를 하셨나요?"
면접관 "낙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서인영 "엄마가 원하면 할수도... "
면접관 "4년마치고 전공의과정 5년 10년동안 남자친구도 안만나고 딴생각도 안하고 방송도 접고 공부할수 있느냐~ 프로가수는 중단해야 한다..."

엄청난 학업량, 가수생활 포기등을 들며 이런 각오로 공부할수 있을지를 묻지만 서인영 놀라기만 할 뿐이다.

출처 : 서인영의 카이스트 화면 캡쳐


다음은 한양대에서 평가

아주 기초적인 논술시험 문제와 영어시험 문제의 일부를 보여주면서 테스트를 한다.

물론 서인영 답하지 못한다.

전형적인 대학 선발과정을 보여주는 듯했다. 일부 문제를 통해 이미 합격이 불가능함을 직감한 면접관 충고 해준다.

"2년제나 사이버대학도 있으니 명문대보다는 단계를 밟고 3학년으로 편입을 도전하라" "학업공백때문에 우리 대학에서 (공부하기)쉽지 않을거다" "대학을 나오는게 중요하다. 더 공부하고 싶은 생각있으면 해라. 나중에 후회한다"라는 취지의 말을 면접중에도 별도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한다.

출처 : 서인영의 카이스트 화면 캡쳐


다음은 마지막으로 KAIST 면접

눈이 엄청나게 내린날 대전까지 오다보니 그랬는지 한시간이나 늦게 면접장에 나타난다. 실제라면 있을 수 없고 이미 탈락결정이 날 일이지만 방송이니... 인상좋은 면접관 교수는 한시간이나 기다린 사람의 표정이 아니다.

늦어서 죄송하다는 인사에 그러나 밝은 표정으로 질문을 시작한다.

<창의성 발휘여부를 묻다>

면접관 "혹시 본인이 여태까지 창의성을 발휘한 경험을 한번 얘기해 줄 수 있으면 좋겠네요"

서인영 "학교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그런 건 없었고요.
이런것도 창의성이 될수있나요?  의상이나 여러 무대 무대 컨셉이나
그런건 제가 짜거든요. 제가 요번에 솔로 1집을 냈었어요. 서인영이 어렸을때보다 많이 모든면에서 성숙했던 점을 생각해서 여러가지를 만든 거거든요"

<생각의 힘을 테스트하다>

면접관"혹시 여자 분이시니깐 미장원에 자주 가시죠? 우리나라에 미장원이 대충 몇개쯤 있을것 같습니까? "한번 이론적으로 내가 왜 그런 숫자를 얘기했는가를 설명해 주면 아주 좋습니다" "자기가 한번 guess할수 있을거예요 추측할 수 있을 거예요"
서인영 "몇천개?..."
면접관 "5천개로 할까요?
서인영 "7천개..
면접관 "왜 7천개라고 답했지요"
서인영 "그냥...7자는 행운의..."

<영어능력 테스트>

면접관 "영어로 자기 자신을 1분내로 말해달라"
서인영 "몇주뒤에 다시 하면 안될까요.."

면접담당 교수는 천천히 영어로 말한다.
면접관"(영어로)영어할수 있을것 같은데 두려워하지 말고 말하세요,
해보세요. 왜 KAIST에 오고 싶나요?"

서인영 "알아들었는데 말은 못하겠습니다"

출처 : 서인영의 카이스트 화면 캡쳐


<개인과제 주제>
본인의 역량을 가장 잘 나타낼수 있는 주제를 정하여 5분 이내로 발표하라

서인영은 고민끝에 제가 잘하는 것을 보여주기로 마음을 정하고 발표를 합니다.
바로 자신의 가수생활중 특히 댄스와 안무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쥬얼리의 타이틀곡을 안무와 함께 소개를 하고 쇼와 관련돼 서인영의 역량을 보여준다. 대량 4분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듯~
면접관"1분 남았습니다"
서인영"제일 중요한것은 홍보를 할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딱딱한 이미지로 알려져있는 KAIST의 다른 면을 보여주겠다.
열심히 KAIST에 대해서 홍보하겠다"

출처 : 서인영의 카이스트 화면 캡쳐


'쇼는 쇼다'이런 면접과정이 KAIST만의 독보적인 면접형태는 아닐 것이다. 또 모범적인 면접이라는 평을 하자는 것도 아니다.

단지 서인영이라는 한 개인의 인성, 역량, 창의력을 가장 잘 이끌어낼수 있었던 면접은 무엇이었나를 생각해 보기 위해서다. 물론 잘 알려진 연예인을 대상으로 기획해서 이런 자리를 만드는 것은 그나마 쉬운 일 일게다.

진짜 대입시에서도 학생 개개인을 이렇게 알고 뽑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름의 객관화된 기준이야 있겠지만 관행화되고 관습(?)적인 의식처럼 통과의례로 지나왔던 면접이 당락을 갈랐다니 기준선을 통과한 '숨은 인재'야 박수칠 일이지만 기준선을 통과 하지 못한 '인재'또한 어딘가에서 땅을 치고 있을게 뻔하다.
아주 짧은 시간에 수많은 원석으로부터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알아차리고 골라내기위해 실제 KAIST 수많은 평가과 새로운 도전을 할 것으로 본다. 면밀한 서류 검토와 고도의 계산된 면접을 통해 진짜 인재를 놓치는 비율을 최소화 시킬 제도적 장치, 이런 시행착오를 최단기간으로 줄일 방안에 더 심혈을 기울이길 기대해본다.


<서인영의 카이스트는 엠넷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