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eeling

[존엄사]매기처럼 원하고 프랭키처럼 할까?

by 대청호블루스 2008. 11. 28.

매기와 프랭키가 누군지 궁금해 하는 분들을 위해 우선 힌트부터 주어야 할듯 하다. 이것은 2005년 아카데미상을 휩쓴 밀리언달러베이비의 두 주인공의 이름이다.

감독 겸 배우인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기한 '프랭키'와 힐러리 스웽크가 연기한 '매기'.
31살 늦깍이 여자복서 '매기'가 꿈을 이뤄가는 과정 그리고 아버지같은 트레이너 '프랭키'와의 우정, 인간애 등을 그린 작품성도 흥행성도 인정받은 나름 감동적인 영화였다.

국내 법원이 존엄사를 인정했다는 판결을 보면서 문득 밀리언달러베이비 를 보면서 나도 매기처럼 원하고 프랭키처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밀리언달러베이비에서 매기는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다. 목에 구멍을 뚫어 삽입한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채 재활센터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설상가상 욕창이 생겨 다리를 잘라야 할 상황이다. 이때 매기는 프랭키에게 안락사를 요구한다.

물론 프랭키는 거부한다.

매기는 혀를 깨물고 자살을 기도하지만 발견되는 바람에 수술을 받고 입에는 거즈가 물려진다. 프랭키는 더한 고민을 하게된다.

프랭키는 성당의 신부를 찾아가 말한다

"그녀를 살려두는 것이 그녀를 죽이는 것이다. 그것 자체도 죄를 짓는 것이다"

신부는 하나님으로부터 그녀를 떼어놓는거라면 반대하지만 늦은밤 프랭키는 그녀의 인공호흡기를 떼고 주사를 놓게 된다.

내가 만약 매기의 상황이라면 프랭키의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안락사 반대론자들은 인간의 생명은 절대적인 영역으로 누구도 자신의 생명이나 다른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따라서 생명을 인위적으로 단축할 수 없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적극적 안락사는 반대한다. 그러나 엄격한 잣대가 제대로 실행되고 관리될 수 있다면 소극적이며 간접적인 존엄사는 신중하게 허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문제는 이 단서를 지키기가 쉽지 않을거라는데 있지만.

매기의 상황에서 보는 것처럼 '그녀를 살려두는것이 그녀를 죽이는일'이 되기도 하다. 또 인공호흡기와 같은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해 회생가능성 0.0......1%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것은 환자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의 입장에서도 고려돼야 할일이다.

그러나 귀중한 생명을 존엄성이라는 미명아래 가족의 편의나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단 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다. 무엇보다 소외된 계층의 존엄사가 더 많아질 개연성도 있다

법원의 판결로 다시 불거진 안락사나 존엄사의 논쟁이  나름의 기준과 원칙을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야 매기와 프랭키의 입장에 동조하거나 거부할수 있다지만 사회적으로의 기준마련은 개인보다는 좀더 체계화되고 진일보된 관점에서 출발되어야 한다.

이제 또 논란의 장에 선이상 사례를 수 없이 검토하고 인간존엄성이외의 관점에서 오남용을 막을 제대로된 원칙을 세울 수 있어야만 법원의 판결과 같은 '소극적이고 신중한 존엄사'도 시행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다.

'Feel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물나도록 사랑스러운 그녀  (4) 2008.12.30
중도일보 고맙습니다~  (4) 2008.12.22
그때를 생각하면~ 부끄러워집니다  (1) 2008.11.25
인순이와 베토벤바이러스  (0) 2008.11.09
인순이를 응원하는 이유  (6) 2008.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