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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_is....54

장진영을 보내며 떠올린 27살의 위암환자 지금 하고 있는 일과는 전혀 상관없이 전 간호학과를 나와 대학병원 일반외과에서 간호사로 8개월간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신입간호사로서 미숙하지만 진심을 다했던 그 시절, 저를 간호사라는 직업으로 부터 도망치게 만들었던 세명의 환자가 있습니다. 이전의 글에도 포스팅했듯이 유난히 눈물이 많은 저는 그 환자들 때문에 눈물 마를날이 없었지요. 그중의 한사람이 대학 복학생이었던 27살의 위암 환자였습니다. 제가 졸업한 학교의 학생이기도 했으니 저에겐 선배이기도 한 그 환자는 제가 신입간호사로 그 병동에 배치되었을 때 이미 위암 말기중의 말기의 상태였습니다. 물론 약간씩은 다르지만 보편적으로 젊은 사람이 암에 걸리면 나이 드신분보다 진행이 아주 빠르다고 합니다. 혈기왕성해서 세포분열이 빠르다는 겁니다. 병을 발견하.. 2009. 9. 1.
할머니가 무슨 예쁜 지갑이 필요하냐구요? 지난 6월 미국에 계시는 시아주버님이 다녀가셨습니다. 시아주버님은 한국을 방문하면서 가족별로 모두에게 선물을 준비해 오셨는데 저를 비롯한 일가친척 성인 여성에게는 사진속의 코치파우치를 주셨습니다. 어머님께는 비타민, 글로코사민같은 건강보조제를, 남편에게는 비타민을, 딸에게는 고급초콜릿을 그리고 제겐 파우치. 각자 받은 선물을 풀어보았는데 어머님이 이 파우치를 마음에 들어 하시더군요. 아주버님이 놀라시는 표정으로 "엄마도 이런 손지갑이 필요해?" 라고 말하셨는데 살짝 서운해하시는 표정이 지나가더군요. 제게는 꼭 필요한 물건도 아니고 손목에 거는 줄도 있고 해서 어머님이 집앞 슈퍼에 갈때 아주 요긴하게 쓰실 수 있을 것 같아 아주버님 모르게 살짝 드렸습니다. 어머님이 쓰시던 손지갑이 좀 오래돼서 바꿔드리고 .. 2009. 8. 30.
▶◀ 민주화의 불꽃 DJ서거를 애도합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영정에 헌화하기 위해 걸어가실때 몸의 기운이 빠져서일까 살이 빠져서일까... 신발 뒷축이 커서 헐렁해졌던 모습이 가슴을 아련하게 합니다. 또 국민장때 권양숙 여사를 잡고 어린아이처럼 울던 모습이 너무 눈에 선합니다. 몸의 절반을 잃은 느낌이라고 하셨는데 거짓이 아니었나봅니다. 팔순의 노인분이 절반의 몸으로 이 뜨거운 세상을 버티긴 역부족이셨나봅니다.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민주주의를 위해 확고한 신념과 철학을 가지고 그 어떤 탄압과 폭력에도 굴하지 않으셨지요 거덜난 나라의 경제를 회복시키기위해 고군분투하던 열정적이면서 냉철했고 치열하면서도 온화했던 당신을 기억합니다. 어두운 시대를 지나올때 등불같은 분 민주화의 불꽃으로 살다가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2009. 8. 18.
할아버지가 음식점 벨을 훔쳐온 까닭 들은 얘기입니다. 음식점에 가면 주문을 할때 누르는 벨이 있지요. 부저라고도 하는. 아는분이 팔순의 아버님을 모시고 음식점엘 가셨답니다. 음식을 주문하거나 추가요구사항이 있을때마다 벨을 눌렀겠죠? 그것을 눈여겨본 할아버지 다른 사람들 모르게 딱 붙어있는 그 벨을 열심히 노력해서 떼어냈답니다. 그리고 집에 가져온거죠. 집에와서는 아무리 눌러도 반응이 없자 크게 실망하셨답니다. 그러면서 한 말씀... 음식점에서 누르면 이쁜 아가씨들이 오던데... 왜 안오나? ㅋㅋ 실화입니다. 아는 그분이 책을 쓰시게 되면 이 내용을 넣을 예정이라고 하네요. 실제 음식점에선 이 벨이 종종 없어진곤 합니다. 움직이도록 해놓은건 쉽게 없어지고 단단하게 붙여놓은 것도 용케 떼어간다고 해요. 아이들이 가지고 놀다가 가져갈거라 생각했.. 2009.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