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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ing34

가문의 영광 최고의 로맨시스트는 신구 범람하는 '막장드라마'에 대항이라도 하듯 정상적이다 못해 되레 심하게 지고지순하고 단아한 드라마 '가문의 영광'. 오랜만에 따뜻한 가족애와 사랑에 빠져 주말을 지내고 있다 ... 뜻대로 되지 않을땐 같이 눈물을 흘리기도 하면서. 이 드라마속엔 주인공인 강석-단아 커플이외에도 각기 다른 성격의 여러 커플들이 등장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를 그려가고 있다. 이들의 사랑에 혹은 삶에 있어 중심을 잡아주는 든든한 배후가 있었으니 그 사람이 바로 신구(하만기)할아버지다.회사의 경영모토를 '모범이 되는 가진자'라고 할만큼 할아버지는 명문종가의 지존을 지키며 사는 사람이다. 대식구가 살다보니 바람잘날이 없다. 특히 가족들이 벌이는 사랑은 막장 그 이상의 꺼리가 될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중재를 거치면 품위가 .. 2009. 2. 16.
한 시민단체 간부의 기막힌 한시유머 한 시민단체의 회보를 받았다. 만든이의 성의따위 한껏 무시하고 슬슬 넘기다 정신이 확들게 하는 글을 만났다. 한시의 형식을 빌어 정곡을 찔러 풍자해내는 힘이 예삿글이 아니다. 마치 대학시절 대자보를 보는 듯한 느낌. 한자실력이 B급인 내겐 좀 생경한 언어들을 이렇게 조합해내다니... 장황한 글보다 이 짧은 40자의 한자에 담긴 시대상황이 반짝인다. '아무개의 [B급 논평]'이라는 연재제목과 '이 논평은 이 단체의 공식논평과 전혀 상관없는 개그 코너'라는 설명도 달았다. 그러니 여러분도 오해없으시길~ 원문을 올려보면 이렇다. 없는 한자가 있어 그림으로 첨부한다. 始發 開石器(시발 개석기) 명박사마께서 이땅에 군림하사 그 시바스러움이 온 나라에 진동하니 불현듯 시심이 발동해 한 수 적어본다 시발 개석기 존나.. 2009. 2. 13.
이별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 '워낭소리' 어릴때 다쳐 다리가 불편한 팔순의 농부가 있습니다. 다리도 불편하지만 이젠 여기저기 안 아픈곳도 없고 기력도 많이 쇠했습니다.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은 움직여야 한다며 소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마흔살이 다된 소가 있습니다. 딱보기에도 노쇠해 보이지만 할아버지를 위해서라면 몸이 천근만근이라도 싫은 기색없이 기꺼이 움직입니다. '내 평생 영감 잘못 만나서...아이고 내 팔자야...' 를 입버릇 처럼 외치는 할머니가 있습니다. 꽃다운 나이 열여섯에 시집와서 평생 일만 한다는 불만을 달고 삽니다. 할아버지를 비난하는듯 하지만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할아버지와 소를 옆에서 도와주고 함께해주는 애틋한 마음은 말로 하지 않아도 알수 있습니다. 평생 동지처럼 함께 했기에 둘은 눈빛만으로도 서로를 압니다. 할아버지는.. 2009. 2. 8.
골목길 그 정겨운 소리 먹을것도 돈도 없던 시절 어둡고 춥고 스산한 골목길에 이 소리가 울리면 하얀 모찌살속 달달한 팥을 상상하느라 군침이 절로 돌았다. 어쩌다 먹게 되면 그 맛이라니... 그보다 좋은 겨울밤 간식은 없었다. 여전히 누군가는 어릴적 우리처럼 이 간식을 찾나 보다. 천천히 골목을 훑고 지나는 소리를 후배가 잡아왔다. 차 소리, 구두 소리에 섞여 있는 추억을 더듬이를 세우고 골라 듣는다. 이제는 온전히 귀로 먹어도 행복하다. 따스하고 달콤하다. 2009. 2. 5.